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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만 여행을 마치고 자신감이 붙은 우리는 돌아오자마자 다음 행선지에 대해 떠들곤 했다.

후보로는 베트남의 다낭, 몽골 초원의 은하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볼리비아의 우유니사막, 시베리아 횡단열차...

우선 가보고 싶었던 곳을 모두 말하고 (시간과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가장 현실성 있는 장소를 고르기로 했다.


젊어서 못 가면 후회 할 만한, 되도록이면 험한 코스와 별을 볼 수 있는 곳,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에 다녀올 수 있는지가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돈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이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

리장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언니의 추천으로 중국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우리는 중국 운남성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사실 중국으로 목적지를 정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우리에게 운남성은 너무 생소한 여행지였고, 중국 여행하면 떠오르는 치안 문제도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한마디도 못하는 중국어가 가장 큰 문제점이 되었다. 


+ 특히나 운남성은 중국 안에서도 작은 소수민족이 사는 곳이라 간단한 영어조차 통하지 않았고, 번역 어플은 정말 뚱딴지 같은 소리만 해댔기 때문에 우리는 연신 팅부동, 팅부동 외쳐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비자, 이동 동선, 숙소를 예약하는 것, 화장실 문제등.. 자잘한 문제 역시 우리의 걱정거리로 다가왔다.

그래도 씨트립을 이용해 비교적 수월하게 항공권과 야간열차를 예매할 수 있었고 별지 비자와 숙소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예약하며 여행을 준비해나갔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의 여행 준비는 생각보다 순탄하지 않았다.


씨트립으로 예약한 비행기 시간은 왜이리 많이 바뀌는건지 중국에 있는 고객센터에서 한달 걸러 전화오기 일수였고 떠나기 이틀 전 비행기 시간이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객님, 비행기 못타요' 라며 너무 당당하였기 말했기 때문에 더더욱. 


게다가 씨트립도 씨트립이지만 항공사는 중국동방항공 아닌가.

고객센터에서 알려준 시간대로 바뀐다면 상해에서 경유하는 비행기를 놓치는 것은 물론 미리 예매해둔 야간열차와 다른 일정까지 다 밀려버릴 것 같았고, 그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하루 앞당길 수 밖에 없었다.


+ 아니나 다를까, 중국 동방항공은 거의 2시간이나 연착되었다. 나는 쿤밍으로 가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도착한 줄 알았던 비행기는 연착되어서 상해에서 아직 뜨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렇게 우리는 예정보다 하루 일찍인 18일, 생각보다 더 정신없이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하루만에 바뀌어버린 우리의 일정은 대략 이렇다.



 12 / 18  

  김포 - 쿤밍 도착

 12 / 19

  쿤밍 구경 - 따리행 야간열차

 12 / 20

  따리

 12 / 21

  따리 - 솽랑

 12 / 22

  솽랑 - 리장

 12 / 23

  리장 고성

 12 / 24

  호도협 트래킹

 12 / 25

  샹그릴라

 12 / 26

  샹그릴라 - 리장

 12 / 27

  리장 - 쿤밍행 야간열차

 12 / 28

  쿤밍 - 김포 도착



더 자세한 일정은 앞으로의 여행기에 자세히 기록할 예정이다.


앞으로 시작할 우리의 여행기가 운남성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겸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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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여행 갈까



2014년 12월-

언니의 한 마디를 시작으로 막내의 말년 휴가 날, 남매는 여행을 떠났다.

짧았던 국내 여행을 술안주 삼아 복작대던 세 명은 매년 12월이 다가올 때마다 무언의 의무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듬해 연말부턴 비행기에서 타고 내리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세 번째 여행인 캄보디아 - 앙코르와트를 마지막으로 지난 3년간의 삼 남매 여행일지를 써보고자 한다.





남매끼리 간다고?





네, 심지어 매년.


물론,

어떻게 매년 같이 가? 싸우진 않아? 

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나는 대답한다.

"가자고 한 사람이 돈 제일 많이 내면 안 싸워"라고.


언니가 들으면 서운해할 만한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지난 3년 동안의 여행 경비 반 이상이 언니의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사실 형제 자매끼리 여행을 간다, 라고 한다면 먼저 거부감부터 드는 게 모든 형제 자매들의 공통점일 것이다. 

그들과, 그들에게 쓰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것이 첫번째 이유이며,

무릇 가족이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멀리 떨어져 살아야 애틋함이 생기고 소중함도 아는 것이라 생각하는 나였기에 가까이 있는 그들은 나에게 귀찮은 존재였다.

하지만 점점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고, 앞으로 떨어져 있을 날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고 난 후엔 서로가 애틋해졌달까. 

(이런게 늙어가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원수 같기도, 애틋하기도 한 혈육들과의 여행은 어찌어찌 연말마다 계속 되었고 이번 연말에도 우리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모든 여행의 시작은 항상 언니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여행지 후보를 나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모두의 의견을 반영하여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고 언니가 항공권을 예매하면 그제서야 나머지들의 여행 준비가 시작된다.

상대적으로 꼼꼼한 내가 분단위로 전체적인 스케줄을 짜고, 컨펌을 통해 정해진 일정대로 숙소와 여러가지들을 예약한다. 

모두들 여행 날짜즈음 바빠지기 때문에 짐은 항상 그 전날이나 당일에 꾸리기 때문에 엉망진창이다. 

가기전 역할이 미미한 동생은 여행지에서 짐꾼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역할이 너무 확실히 정해져 있어 이상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불만이 없는 여행인것 같기도 하다.


처음 쓸 여행기는 가장 최근에 다녀온 중국 운남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听不懂(팅부동),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思密达(쓰미다) 이다.

중국말이라곤 팅부동을 비롯한 몇 마디 밖에 모르던 우리의 10일 동안의 여행기를 시작하며, 따리의 게스트하우스에서부터 샹그릴라까지 동행하며 배웅해줬던 중국 친구들을 추억한다.


겸 재 :